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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b이진곤칼럼120227
  오디오 :    Date : 2/27/2012 9:18:15 AM   Hits 2529
 

 늙은 정치인 수난시대

 

총선이 가까워오면서 정당들은 공천작업에 분주하고, 주자들은 선거운동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국가발전과 국민의 행복증진을 위해서는 자기 당이 승리해야 하고 자신이 국회에 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말 그들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국가와 국민 사랑, 그리고 걱정으로 가득 찬 것 같습니다.

얼마나 고맙고 미안한 일입니까. 저렇게 애쓰고 있으니 말입니다. 민주통합당의 어떤 공천신청자는 자신에게 공천장을 주지 않고 세 사람이 경선토록 했다고 해서 눈물까지 흘리더군요. 애국애족을 하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 기울이는데, 당의 공천심사위원회가 그걸 알아주지 않으니 속상하겠지요. 따지고 보면 정당의 지도부도 국민이 얼마나 서운하겠습니까. 자신들에게 감사하기는커녕 표를 달라고 사정하게 만드는 국민들이 야속하게 여겨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건 그렇고요. 어느 정당 할 것 없이 당의 쇄신, 공천 개혁을 말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화살은 다선의 고령 정치인들을 향하는 분위기입니다. 오래 정치판에 있었고, 또 나이도 많아졌으면 물러설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압력이 당 안팎에서 가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것도 은근한 압박이 아니라 노골적인 주문 또는 요구입니다. 나가달라는 것이지요.

당의 공식 기구들로부터만 압력이 가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경쟁자로부터도 늙은 사람이 왜 공천받으려 하느냐고 공격 당하기도 합니다. 서울 종로에서 새누리당 공천으로 출마하려고 하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과 7선에 도전하고자 하는 친박계 홍사덕 의원의 경우도 그런 예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전 수석은 26일 페이스북에 당의 전략공천설을 문제삼고 나섰더군요. ‘역사의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겠다는 것인가’라는 제목으로요. 저는 페이스북을 하지 않아서 신문기사를 읽었을 뿐인데요,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마당에 하필 종로와 아무 연고가 없는 70세 노정객이 웬 말이냐는 게 지역구민들의 얘기”라는 글을 올렸다고 합니다. 그 노정객이 바로 홍 의원이라는 보도입니다. 1943년생이니까 우리나이로 70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두 분을 알지 못합니다. 다만 나이로 말하자면 이 전 수석보다 홍 의원 쪽으로 더 치우쳐 있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노인 압박하는 게 듣기 좋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70나이에 또 국회의원 하겠다는 것은 더 안 좋아 보입니다. 대단한 사명감 때문인지 아니면 7선 의원이 되어 국회의장 한 번 해보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양보할 때도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들 가운데 가장 강력했던 나라가 아테네와 스파르타였지요. 특히 스파르타는 강한 군사력으로 명성을 날렸습니다. ‘300’이라는 제목의 영화 보신 적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포스터는 보셨겠지요. 스파르타의 전사 300명이 레오니다스 왕의 지휘아래 페르시아 100만 혹은 200만 대군과 맞서서 장쾌하게 싸우고 장렬하게 전사한 역사적 사실을 영화화한 것이지요.

스파르타는 잘 아시겠지만, 말하자면 병영국가였습니다. 남자아이는 7살만 되면 국가가 데려가 집단 캠프생활을 시켰습니다. 노래, 읽기쓰기, 산술 교육과 함께 군사훈련을 시킨 것이지요. 20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호모이오이라고 스파르타 시민으로서의 지위를 얻습니다. 태어났을 때 이미 지정됐던 집과 토지를 받게 되고 결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순수한 개인생활은 없습니다. 형제애라고 불리는 일종의 클럽에 들어가 60세까지 전사로 지내야 합니다. 60세가 넘으면 비로소 군사적 의무를 면제받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시민적 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후로도 계속 청소년 캠프, 혹은 형제애 클럽을 찾아다니면서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가르칩니다.

명절 같은 때 스파르타인들은 삼중창을 했다고 합니다. 먼저 노인들이 “우리도 한때는 강인하고 젊은 역사적 영웅이었지”라고 노래하면 이어서 청년들이 “우리가 지금 그러하네, 믿기지 않으면 우리의 풍체를 보라”라고 화답합니다. 다음으로 소년들이 받아서 “우리가 곧 당신들보다 훨씬 강해질 것이다”라고 노래하고요.

하필이면 병영국가의 예를 드느냐고 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사람의 역할을 획일적으로 나이에 따라 정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느냐고 하실 분도 있겠지요. 제 말 뜻은 그게 아닙니다. 국회의원을 하지 않아도, 정치에서 은퇴를 해도 보람 있는 일은 많이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려는 것이지요. 정치만이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일이 아니다, 국회의원이 되는 것만이 애국애족하는 길이 아니다, 그 말을 하고 싶은 겁니다.

특히 정치인들은 물러설 때를 잘 알고, 그 때가 됐다고 여겨질 때 미련 없이 털고 일어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개인적으로는 존경받는 정치인이 되고 국가적으로는 정치 및 국가의 발전, 특히 국민 화합에 기여하는 사람이 됩니다. 뱃속에는 출세욕 권력욕을 가득채웠으면서 입으로는 애국애족을 떠들고 가끔 눈물까지 짓는 그런 사람은 제발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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